아무에게도 이르지 말고 가서 제사장에게 네 몸을 보이고 또 네가 깨끗하게 됨으로 인하여 모세가 명한 대로 예물을 드려 그들에게 입증하라 (눅5:14)
우리 시대는 이미지와 보이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시대입니다. 속이야 어떻듯,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에 온통 승부를 거는 것이 기업들의 마켓팅 전략일 뿐 아니라, 개인의 삶의 방식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교회와 성도들도 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포장하려는 유혹을 쉽게 받습니다. 성공하고 주목받는 교회, 남들에게 대단하게 보이는 유명인일수록 이런 유혹은 더 커지는 법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오늘날의 이미지 메이킹이나 마켓팅 전략과는 전혀 다른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나병환자를 고쳐주신 후 예수님은 그에게 두 가지를 명령하십니다. 첫째는 병고침 받은 기적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알리지 말라고 합니다. 오늘날의 표현으로 예수님을 선전하거나 마켓팅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 그러실까요? 예수님은 인기나 이미지 관리에 전혀 관심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떠들썩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방식보다 겸손하게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십니다. 사람들이 ‘병고침과 기적’등 눈에 보이는 것만 주목하고 열광하면서, 정작 더 중요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놓칠 것을 경계하십니다. 하나님 나라는 기적이나 이미지, 깜짝 놀랄 화려한 이벤트를 통해 믿음을 ‘충동질’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다만 겸손하게 선포되는 말씀에 응답하는 믿음을 요구합니다.
곧이어, 예수님은 나병환자에게 제사장에게 가서 네 몸이 깨끗하게 된 것을 그들에게 입증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율법(레14:2)에 따라, 그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회복되기 위한 절차를 밟으라는 말입니다. 동시에, 백성의 지도자인 제사장들에게 예수님이 누구신가 확인시켜 주시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치유될 수 없는 나병이 치유된 것은 하나님의 권능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제사장들은 이 사건을 보고 예수님의 능력과 권위를 인정해야 했습니다. 예수님은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주목과 인기를 거부하시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께서 인정하신 메시야로서 자신의 위엄과 권세를 분명히 보이시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겸손과 진실’이 늘 함께 갑니다.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과장해서 떠벌리거나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이미지를 포장하지 않고, 겸손히 하나님께만 집중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진리를 진리로서 분명하고 확신 있게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 백성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가에 관심을 가지기보다, 하나님께 더 겸손히 집중하고 본분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 나라가 우리를 통해 조용하지만 분명히, 겸손하면서도 권세있게 나타날 것입니다.
기도 : 주여, 이미지와 겉모습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시대 속에, 주님처럼 하나님께 겸손히 집중하는 법을 더욱 배우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본분에 충실하며 주님의 진리를 조용하고도 확신 있게 증거 하게 하옵소서. 그래서 오늘도 겸손하지만 위엄있게 하나님 나라의 권세가 드러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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