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은사, 같은 동역

사도행전 18:24-28


바울과 아볼로는 인간적으로 보면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 관계입니다. 아볼로는 바울이 에베소를 떠난 후에 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말하자면 바울이 선임자고, 아볼로가 후임자입니다. 그런데 바울보다 아볼로가 더 주목을 받습니다. 알렉산드리아 출신인 아볼로는 학문이 높고 수사에 능했으며 구약성경에도 능통했던 반면, 바울은 비록 학문은 뛰어났지만 일부러 그리스식 수사법을 사용하지 않았고 언변도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물론이고 수사법에 익숙한 헬라인들에게도 아볼로가 훨씬 잘 먹혔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볼로에게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는 일찍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요한의 세례만 알고 있었습니다. 율법과 선지자 시대에 속한 관점에서 복음을 알았지, 성령 강림 이후 새 시대의 관점에서 복음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가 복음을 더 정확하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아볼로를 복음의 동역자로 인정하고 조금도 라이벌 의식을 갖거나 질투하거나 깎아 내리지 않습니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 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6-7). 그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동역입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조차 조금 더 주목받는 이들을 견제하고 시기하는 모습을 봅니다. 어린 학생들이나 청년들은 말할 것도 없고, 학부형들 심지어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있습니다. 교회 안에 주신 서로 다른 은사를 인정하지 않고 남의 은사를 시기하고 질투함으로, 복음에 걸림돌을 놓고 주님의 사역을 하향평준화시켜 버립니다. 바울과 아볼로의 동역, 바울의 대인배 다운 태도를 본받아야 합니다. 누구도 똑같은 은사를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내 은사가 더 낫다고 교만할 필요도, 다른 사람의 은사가 더 돋보인다고 질투할 필요도 없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각자의 은사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그러면 모두가 성장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기쁨을 함께 누릴 것입니다.


배준완 목사


QT묵상집 <복있는사람> 2017년 5-6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필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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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ummer Skyes 11 출처: https://flic.kr/p/dubD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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