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를 등교시키기 위해 차를 태우고 가다보면 한국에서 가장 화려한 고층빌딩들과 백화점, 고급 아파트들이 밀집되어 있는 거리를 지나게 됩니다. 길에는 수입차들이 국산차보다 더 많이 보이고, 최첨단 유행이 가장 먼저 상륙하는 곳이라 최근 유행 동향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사교육열풍의 진원지이인 학원 밀집 거리를 빠져나와 터널 하나를 지나면, 한적한 귀퉁이에 있는 작은 교회가 우리 교회입니다. 이런 지역에서 사역하다보면, 가끔 회의가 찾아옵니다. 학부모들에겐 학원 강사의 말이 하나님 말씀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 같고, 최첨단을 달리는 물질문화 속에 교회는 빛바랜 골동품 같고, 극도로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세대에게 하나님 나라 ‘공동체’는 지극히 요원한 꿈으로 느껴집니다. 왕위를 받으러 떠난 주인에게서 ‘한 므나’를 받은 종들의 심정도 비슷했을 겁니다. 주위에는 온통 주인이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불신과 냉소의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주인이 맡겨준 ‘한 므나’는 세상을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자원이라 이걸로 뭘 하나 위축되고, 위험부담도 너무 큽니다. 그러나 신실하고 충성된 종들은 그 ‘한 므나’를 가지고 믿음의 모험을 시작합니다. 주인이 돌아오기까지 온
지난 1월,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정현 선수가 그랜드슬램대회중 하나인 호주오픈4강에 진출해서 온통 난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정현 선수가 4강에서 만난 상대가 ‘테니스의 황제’ 페더러였습니다. 발바닥 부상으로 몸이 좋지 않았던 정현 선수는 결국 페더러의 벽 앞에 도전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절대적으로 강한 상대와 맞서려면 철저하게 준비 돼야지, 의지만 가지고 안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광야에서 예수님이 인간대표로 사탄과 맞서 첫 대결을 벌이는 장면입니다. 전적만 놓고 보면, 사탄이 훨씬 우세합니다. 사탄은 지금껏 인간과 맞대결에서 패배한 경우가 없는 반면, 예수님은 광야에서 40일을 주린 후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3셋트까지 경기 결과는 놀랍게도 3-0, 예수님의 완승이었습니다. 예수님이 바닥난 체력과 극한 상황에서도 무패전적의 상대에게 단 한셋트도 내주지 않고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요? 첫 번째 비결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사탄은 ‘하나님보다, 먹고 사는 현실이 먼저다!’는 논리로 공격해 왔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이 시험에 다 넘어졌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하나님보다 대학과 안정적 직장, 심지어 시급 몇
유명한 승려 분에게 한 청년이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자신이 해외의 가난한 나라에 봉사를 하러갔는데 아무도 자기 수고를 알아주지 않고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람도 못 느끼고 허탈해서 돌아왔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저도 청년들로부터도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나 다문화가정 어린이 사역에 황금 같은 시간을 쪼개서 봉사하러 가면 종종 아이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답니다.‘ 선생님, 여기 왜 왔어요? 봉사점수 따려고 왔죠?’ 아이들이 자기의 선의를 무시하는 거 같아 동기부여도 안 되고, 힘이 빠진다는 겁니다. 이런 질문에 그 스님은 뭐라고 답했을까요? ‘칭찬이나 감사와 같은 심리적 보상을 위해서 하는 봉사는 진정한 봉사가 아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어떻게 답하실까요? 본문에서 예수님은 ‘못된 열매 맺는 좋은 나무가 없고 좋은 열매 맺는 못된 나무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43절). 행동과 실천은 존재의 근원적인 상태, 즉 마음과 따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야 어떻든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괜찮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행동은 사실 마음에서부터 흘러나옵니다. 문제는, 우
제가 아끼는 소중한 후배가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불신 가정에서 예수를 믿고 은혜를 받은 이 친구는 청소년 시절 선교사로 헌신했고, 성경번역 선교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명문대를 졸업하고 신대원에 입학했습니다. 신대원을 탁월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사역자로서도 워낙 유능해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던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박사과정 공부를 채 마치기도 전에 앓고 있던 지병으로 갑작스레 천국으로 떠나고 말았습니다. 소식을 듣고 너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나님이 이러실 수 있나’는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드렸던 아들을 뜻밖의 질병으로 고통 받게 하신 것으로 모자라, 꽃도 피우지 못한 채 데려가신 주님의 뜻을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후배의 장례식에서 주신 말씀이 ‘부자와 나사로’ 본문이었습니다. 큰 은혜와 깨달음을 그때야 얻었습니다. 부자는 세상에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누리며 ‘유복한’ 삶을 살았지만, 그래서 주님을 의지할 이유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제 후배처럼, 나사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기에 오직 주님만 의지했고, 주님의 복된 품에 안겼습니다. 후배가 아무것도 남
2018년 전교인 여름수련회가 8월15일(수) One Day로 일원동교회에서 진행됩니다. 이번 수련회는 "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는 주제로, 온 교인이 주안에서 안식과 회복의 공동체됨을 배우고 누리는 시간을 가집니다. 하재성 교수님(고려신학대학원 상담학)의 주제강의와 더불어, 가족과 셀별로 나누는 식탁교제,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들,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며 영적, 육체적, 정서적, 사회적 쉼을 누리는 친교와 안식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8월15일 가족들과 대모산 자락 아래에서 일원동교회 온 가족들이 함께 쉼과 웃음, 놀이와 여유, 평안한 교제의 시간을 주님 안에서 누리는 아름다운 축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기도제목 1. 말씀안에서 은혜로운 쉼과 회복이 있는 축제가 되게 하소서. 2. 많은 성도들과 가족들, 어린아이들과 청년들이 모두 참여하여 한 공동체를 이루게 하소서. 3.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지혜와 힘을 부으소서. 4. 좋은 날씨를 허락해 주셔서, 모든 순서가 풍성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게 하소서. 5. 성도들이 서로를 더욱 알아가며 성령 안에서 기쁨과 평안의 교제를 나누게 하소서. 6. 필요한 모든 자원들과
지난 7월7일 토요일에서 주일까지 이틀간 유치부 성경학교가 '교회가 좋아요 I love church'란 주제로 은혜 가운데 마쳤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친구들이 참여해서 함께 신나게 춤추며 찬양하고, 재미난 성경 말씀도 듣고, 선생님들이 열심히 준비한 인형극도 보고, 온 몸으로 말씀을 배우는 다양한 코너학습과 체험학습도 즐겁게 참여했어요. 냠냠 맛있는 점심식사 후, 오후에는 뜨거운 여름 햇살아래 신나는 물놀이도 첨벙첨벙. 엄마, 아빠, 친구들 모두가 감사하고 은혜롭고 풍성한 시간이었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새로 만난 친구들, 성경학교를 위해 너무나 애써주신 모든 선생님들과 성도님들 모두 모두 감사하고, 선하게 인도하시고 풍성한 은혜 베푸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돌립니다. 다음 성경학교가 벌써 기다려지네요!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미술품은 프랑스의 라스코 벽화와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입니다. 이 두 벽화 모두가 공통적으로 소를 그린 것입니다. 왜 하필 소일까요? 수렵시대나 농경사회에서 소가 어마어마한 힘의 상징이었기 때문입니다. 20세기의 천재화가 피카소는 알타미라 동굴벽화를 보고 “인류는 지난 2만년 동안 나아진 게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출애굽기의 금송아지 사건을 보면 이 말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크고 강력한 소의 이미지는 구석기인들의 마음뿐 아니라, 수천년 전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21세기 현대인들의 마음도 여전히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송아지 사건은 출애굽기에서 가장 슬프고 씁쓸한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가 율법을 받으러 올라간 40일을 기다리지 못하고, 스스로 불안감을 떨치고자 하나님을 금송아지로 바꿉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춤추고 날뛰며 기뻐합니다. 하나님이 베푸신 그 모든 능력과 기사를 경험하고서도, 크신 하나님을 겨우 금송아지로 축소시켜 거기에 만족해 버린 것입니다. 타락한 인간의 상상력이 얼마나 빈곤하고 좁고 한계가 많은지를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크신 목적을 순종하고 인내하며 기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패션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를 보면 소득수준이나 사회적 위치를 대충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인만큼 옷에 대한 관심도 높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요즘은 동네 마트나 집 앞 공원에만 나가도 후줄근하게 입고 나오는 사람이 없고, 다들 세련된 최신 유행 패션으로 무장(?)하고 나오는 것을 봅니다. 유행이나 세련됨보다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고, 남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서구 사람들과 대조적인 편이지요. 그런데 오늘 말씀을 보면, 하나님도 패션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제사장의 옷에 대해 소재와 패턴, 디자인, 장식품 하나까지 세심하게 지적해 주십니다. 심지어 그 옷을 통해 제사장을 ‘영화롭고 아름답게, 존귀하고 명예롭게’하라는 패션철학(?)까지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제사장 패션까지 챙기시는 이유가 뭘까요? 제사장의 옷에 담긴 상징과 메시지 때문입니다. 제사장은 그가 입은 옷과 그가 하는 일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 그 분의 존귀하심을 보여줍니다. 옷과 일이 분리되지 않고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제사
지난 6월24일 오후, 일원동교회 1층에서 강영안 교수님을 모시고 저자초청 북토크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영안 교수님의 책 <믿는다는 것>은 2018년 3월말에 초판 출간이 되었는데, 교수님의 책 중에 비교적 가장 쉽고 대중적인 책이어서인지, 출판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요. 하지만, 정작 믿음이 무엇인가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에 대해 수많은 오해가 있기도 합니다. 믿음은 앎과, 동의, 신뢰의 단계로 이루어지며, '누구'를 믿는가(믿음의 대상)와, ' 그 대상에 대해 무엇을 믿는가'(믿음의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즉, 그리스도인이라면 예수님이 누구시며, 그 분이 어떤 일을 하시는지에 대해 묻고, 이해하고, 내 편에서 반응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믿음과 실천의 분리가 심각한 오늘 한국교회의 상황과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도록 하고, 근원적인 해법을 모색하게 해 줍니다. 저자의 명쾌한 강의 외에도 성도들이 평소 '믿음'에 대해 궁금했던 것들을 묻고 답하는 토론 시간이 한참이나 이어졌는데요, 해박학 인문학적